[차이나워치] 북한 ICBM 발사에도…중 "정치적 해결" 원칙론만
[앵커]
윤석열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잠시 뒤 첫 전화통화를 할 예정니다.
북한이 어제(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한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주로 논의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 베이징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먼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부터가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어제(24일) 외교부 브리핑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짧은 입장만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4년여 만에 ICBM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 수위를 높였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앞선 미사일 도발 당시에도 일관된 목소리를 내며 사실상 북한을 두둔해 왔습니다.
오늘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어제와 거의 같은 수준의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북한이 직면한 외부의 안보 위협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향후 전향적 행동을 취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유예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 했던 것에 대해 제재 완화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해 왔습니다.
중국은 특히 지난 1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 제재 논의 때도 '보류' 의견을 내며 제재를 사실상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앵커]
이번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서도 우리시간으로 내일 새벽 유엔 안보리 회의가 소집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앞선 설명만 보더라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보이네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이번 회의 소집을 요구한 6개 나라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명박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또는 언론성명 채택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안보리 결의 채택을 위해서는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은 치열한 전략 경쟁 상대인 미국과 대립하면서 러시아, 북한과 전력적 협력을 강화해 왔는데요.
중국이 북한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안보리 제재에 협조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와 대외관계에서 '안정'을 최우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이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도울 경우 중국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논의가 좌절될 경우 중국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윤석열 당선인과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도 북한의 ICBM 발사 문제가 집중 거론되지 않을까요?
[기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윤 당선인과 시 주석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북한의 ICBM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린 도발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의 전화통화 조율 소식은 북한의 ICBM 발사 전부터 전해졌는데요.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에 대한 당선 축하 인사를 계기로 전화통화 기회가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시 주석은 통상 당선인 신분일 때는 축전을 보내고 취임식 이후 첫 통화를 하는게 보통이었는데요.
이번 통화는 중국 측에서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한중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인데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 온 만큼 미리 소통의 기회를 가질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한편, 추궈홍 전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대중국 정책에 있어 실리적 태도를 취하고 신중한 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선거기간 표심을 얻기 위해 대중국 강경발언을 했지만, 당선 이후에는 주한 외교사절단 중 주한 중국대사를 가장 먼저 접견하고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재천명했다면서 이는 중국에 선의를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부 정책에 있어 현 정권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균형 외교라는 전략적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끝으로 중국 남부 산악 지역에서 추락한 여객기 수색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충격의 깊이가 무려 20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항공당국 관계자는 "사고기의 지면 충격 범위가 반경 30m, 깊이는 지표면에서 대략 20m"라고 설명했습니다.
충격 범위가 무려 지하 6층 깊이에 달한다는 얘기인데, 사고기가 거의 수직으로 추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강한 충격 탓에 사고 이틀만에 발견된 조종식 음성녹음장치 블랙박스의 데이터가 일부 손상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요.
항공당국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에 10일에서 15일 가량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이 담긴 나머지 블랙박스를 추가 회수하는 데도 총력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며칠째 내린 폭우 탓에 곳곳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지면서, 수색작업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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